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잘 알려지지 않은 여자 축구의 숨겨진 역사와 영웅들

by 경제똑띠 2025. 4. 8.

여자 축구는 지금이야 점점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었고도 치열했습니다. 남성 중심의 스포츠 환경 속에서 수많은 장벽을 뚫고 자신의 꿈을 이어온 여성 선수들이 있었죠. 이번 글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여자 축구의 숨겨진 역사와 그 속에서 빛난 영웅들을 조명해보려 합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여자 축구의 숨겨진 역사와 영웅들
잘 알려지지 않은 여자 축구의 숨겨진 역사와 영웅들

1.  금지된 경기장에서 시작된 여자 축구의 역사

여자 축구의 기원은 19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에서 처음으로 조직적인 여성 축구 경기가 열린 것은 1895년, 런던의 크리스털 팰리스에서였다. 이 경기는 수천 명의 관중을 끌어모으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그로부터 수십 년간 여자 축구는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로 여겨졌다. 특히 1921년,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여자 축구가 여성에게 적절한 운동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공식 경기장에서의 여성 축구를 금지하기에 이른다. 이 조치는 무려 50년 가까이 지속되며 여자 축구의 발전을 크게 저해했다.

그러나 여성들은 이에 굴하지 않았다. 비공식 경기와 독립 리그, 지방 대회 등을 통해 경기를 이어갔고,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중 남성들이 전쟁터에 나간 사이 여성들이 조직한 경기들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딕 커스 레이디스 팀은 1920년대에 9만 명의 관중 앞에서 경기를 펼친 전설적인 여성 축구팀이었다. 이 팀은 전 세계를 돌며 경기를 펼쳤고, 여자 축구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제도적 인정을 받지 못한 채 수십 년을 보내야 했고, 각국의 축구협회는 여자 축구를 부수적인 존재로 치부했다. 국제축구연맹 역시 1991년에야 비로소 첫 번째 여자 월드컵을 개최했을 정도로, 그 역사는 생각보다 늦게 공식화되었다. 그러나 이런 긴 침묵의 시간에도 불구하고 여자 축구는 꿋꿋하게 이어졌고, 오늘날 세계적인 스포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2. 잊혀진 여성 영웅들: 그라운드의 숨은 전설들

남성 선수들의 이름은 축구사에 깊이 각인되어 있지만, 여자 축구계에도 마땅히 기억되어야 할 수많은 전설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브라질의 마르타 비에이라 다 시우바, 줄여서 마르타다. 마르타는 여자 월드컵 통산 최다 득점자로, 펠레 못지않은 기술력과 경기 이해도를 자랑하며 여자 축구의 펠레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그는 축구를 시작할 당시 브라질에는 여자 선수용 클럽조차 거의 없었고, 남자 아이들과 함께 훈련을 받아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세계 최고의 선수로 올라섰고, 국제축구연맹 올해의 여자 선수상을 무려 6회나 수상하며 전설의 자리에 올랐다.

또한 독일의 비르기트 프린츠는 2000년대 초반 여자 축구를 세계적으로 끌어올린 핵심 인물이다. 프린츠는 월드컵 우승, 유로 우승, 올림픽 메달까지 거머쥔 독일 여자 축구의 아이콘이었다. 그는 단순한 골잡이를 넘어, 여성 스포츠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앞장섰고, 은퇴 후 스포츠 심리학자로서 선수들의 멘탈 트레이닝 분야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그녀의 삶은 운동선수 그 이상이었다.

그리고 북한의 라은심 또한 주목할 만한 선수다. 라은심은 1990년대 아시아 여자 축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으며, 당시에는 금기시되던 북한 축구의 수준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비록 정치적 이유로 자주 조명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녀는 아시아 여성 축구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선수들은 기록에서 사라져가고 있지만, 그들의 헌신과 열정은 오늘날 여자 축구의 기반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결코 잊혀져선 안 된다.

 

3. 오늘의 무대를 만든 운동장 밖의 전사들

여자 축구의 발전은 단지 선수들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축구장을 벗어난 수많은 이들이 이 운동의 성장을 위해 싸워왔고, 그들의 이야기도 꼭 기억할 가치가 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호주의 변호사 겸 축구 행정가 헤더 레이드를 들 수 있다. 그녀는 여성 스포츠 행정의 선구자 중 한 명으로, 오스트레일리아 축구협회에서 여성 전용 리그 창설과 유소년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미국의 미셸 아커스는 단순한 축구 스타를 넘어 사회 운동가로서도 활약했다. 그는 1991년 첫 여자 월드컵 우승을 이끈 주역이자, 경기 외적으로는 성차별 문제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낸 대표적 인물이다. 그녀는 여성 선수들의 복지 향상을 위한 기금 모금, 전 세계 소녀들의 스포츠 참여를 장려하는 교육 활동 등을 지속하며, 진정한 운동장 밖의 전사'역할을 했다.

국내에서도 여자 축구의 성장에 기여한 이들이 많다. 한국의 윤덕여 전 감독은 여자 청소년 대표팀을 세계 무대에 올려놓은 주역으로, 제도 개선과 선수 발굴을 위해 헌신했다. 또한, 여성 축구인들이 스스로 협회를 조직해 리그를 운영하고, 후배 양성에 앞장서는 등의 활동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이면의 노력 없이는 지금의 여자 축구는 존재할 수 없었다.

오늘날의 여자 축구가 존재하기까지는 수많은 선수들과 활동가들의 눈물과 땀이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기억하는 일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라, 앞으로 여자 축구가 더 넓고 당당한 길을 걸어가기 위한 밑거름이 된다. 숨겨진 역사를 드러내고, 영웅들의 이름을 다시 부르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응원일지도 모른다.